밖에 나가면 숨이 막힐 정도로 뜨거운 날씨가 우리를 계속해서 괴롭히고 있습니다. 서울 등 중부지방은 올해 들어 가장 더운 날씨를 기록했습니다. 서울의 한낮 기온은 무려 38도까지 올랐고, 내일과 모레도 39도까지 오르면서 폭염이 절정에 달하고 있습니다.
올해 111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폭염열사병 사망자 대부분 고령
이처럼 더운 여름철에는 각종 신체 기능이 저하됩니다. 특히 고령층이나 유아·어린이는 폭염으로 인한 온열 질환이나 오존으로 생기는 호흡기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를 해야 합니다. 65세 이상의 노인은 노화로 인해 땀샘이 줄면서 땀의 배출량도 줄어들어 체온 조절이 쉽지 않습니다. 또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고령층은 기온 변화에 둔감해, 쓰러지기 직전까지도 신체 이상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더운 날씨를 부채로 이겨내는 중
더운 날씨를 부채로 이겨내는 중
더운 날씨를 부채로 이겨내는 중
나는 그 흔한 에어컨이 없습니다
연일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땀이 줄줄 나는 상황에서 김시원 어르신(가명)은 오늘도 옆집에 놀러갑니다. 옆집에 놀러간다고 해서 특별히 재미있고 그런 것은 아닙니다. 더위를 피하기 위해서 어르신은 오늘도 이른 아침부터 염치를 무릅쓰고 발걸음을 옮깁니다. 옆집 할머니와 앞집 할아버지는 자녀들이 에어컨을 해 주었지만 독거노인인 어르신은 자녀에게 에어컨을 바랄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에어컨이 있는 어르신은 인기쟁이~
에어컨이 있는 어르신은 인기쟁이~
에어컨이 있는 어르신은 인기쟁이~
에어컨을 설치하면 수급자가 떨어지나요?
어르신은 최근에 걱정이 한 가지 있습니다. 친구들과 이야기 하다가 에어컨이 있으면 기초생활수급자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당장에 에어컨을 살 돈도 없지만 아껴온 쌈짓돈을 들여서 큰 맘 먹고 에어컨을 장만했는데 기초생활수급자가 떨어지면 살아갈 길이 막막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어르신은 오늘도 땀을 흘리며 잠자리에 드십니다. 밤새도록 달그락거리며 힘겹게 돌아가는 낡은 선풍기도 이 더위를 쫓아내기에는 역부족인 듯 합니다.
낡은 선풍기의 회전 바람으로 무더위를 이기는 중
낡은 선풍기의 회전 바람으로 무더위를 이기는 중
낡은 선풍기의 회전 바람으로 무더위를 이기는 중
나는 마음에 화가 있습니다
심인화 어르신(가명)은 몇해전 일만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먹먹합니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먼저 저 세상으로 보내신 어르신. 남편을 보내고 의지할 데 라고는 외동아들 한 명 밖에 없었습니다. 금이야 옥이야 키우던 자식이 어느 날 사업을 하겠다고 돈을 빌려 갔습니다. 어르신은 자식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흔쾌히 돈을 내 주었습니다. 그러나 얼마 안 가 아들은 사업이 망해 돈을 다 날려먹고 큰 빚을 져 사채업자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어르신은 아들을 살리고자 가지고 있던 산과 논을 팔아 빚을 갚아 주었습니다.
그러나 아들을 살렸다는 안도의 한숨을 쉬기도 전에 아들은 사채업자를 피해 다니느라 신체적, 정신적 건강이 망가져서 병상에서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습니다. 어르신은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그리도 많이 지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어라~ 불어라~ 시원한 바람아
불어라~ 불어라~ 시원한 바람아
불어라~ 불어라~ 시원한 바람아
여름만 되면 온 몸에 올라오는 붉은 반점
어르신은 요새 피부과 병원에 다닙니다. 아들을 먼저 앞세워 보낸 후 여름만 되면 온 몸에 붉으스레 올라오는 붉은 반점 때문입니다. 피부과에 다닌지도 몇 년이 되었지만 이제는 의사도 치료를 포기한 상태... 의사선생님은 마음 속에 화가 있어서 그런 것이니 이제 그만 오라고 하십니다. 겨울에는 괜찮지만 더운 여름, 특히 요새같이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나는 때에는 붉은 반점이 심하게 올라옵니다. 남들같이 조금만 여유가 있어도 에어컨을 샀을텐데, 이제는 그럴 여력이 전혀 없습니다. 그 흔한 선풍기도 없어서 부채질만 열심히 하시는 어르신. 이제는 어르신 댁에 냉방시설 하나쯤 놔드리고 싶습니다.